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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2026년 11월 5일

외국계 기업 사무실 인테리어: 한국지사 공간이 맡은 세 가지 역할

작성자 · SPACEBASE

외국계 기업 사무실 인테리어: 한국지사 공간이 맡은 세 가지 역할 — 외국계 사무실 인테리어를 준비하는 한국지사 담당자는 무엇부터 정해야 할까요? 본사의 브랜드를 어디까지 들일지

외국계 사무실 인테리어를 준비하는 한국지사 담당자는 무엇부터 정해야 할까요? 본사의 브랜드를 어디까지 들일지, 영업 조직이 사무실을 어떻게 쓸지, 일하는 방식에 맞춰 소리와 빛을 어떻게 다룰지가 대표적인 질문인데요. 스페이스베이스(이하 '스베')는 글로벌 콘택트렌즈 기업, 노르웨이의 자동화 물류 기업, 독일의 산업용 센서 기업, 프랑스의 의료기기 기업의 한국지사 오피스를 진행했습니다. 네 곳에서 공간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이 세 가지 질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한국지사 공간이 맡은 역할을 하나씩 살펴보세요.


본사의 브랜드는 한국지사 사무실에 어디까지 들어올까요?

브랜드를 공간에 옮기는 기준을 글로벌 차원에서 정해 두는 기업이 있다고 알려져 있죠. 한 글로벌 금융 서비스 브랜드가 지역의 공예·가구·직물을 기리는 글로벌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세웠다는 젠슬러(Gensler)의 프로젝트 소개가 한 예입니다. 한국 사례는 아닌데요. 스베가 진행한 한국지사에서는 그런 기준이 어떤 모습으로 공간에 들어왔을까요?

앞서 소개한 네 곳에서는 공간의 모티브와 배치를 모두 스베가 정했고, 본사에서 정해 보낸 것은 색 가이드나 지정 패턴, 액자 같은 요소였습니다. 스베는 브랜드를 공간에 옮기는 이 일을 '기업공간브랜딩'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의 브랜딩 컬러와 사명, 기업군 분류를 바탕으로 공간의 모티브와 색을 정하고, 기업군에 따라 업무 영역을 나누는 일까지 여기에 들어가죠.

'쿠퍼비전(CooperVision)'은 글로벌 콘택트렌즈 기업입니다. 렌즈의 형태에서 원형 모티브를 가져와 천장 디테일과 가구, 도어의 형상에 일관되게 적용했습니다. 색은 본사 가이드를 참고해 변형했고,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볼 때의 청량함을 담았습니다.

로고가 놓인 원형 오브제 벽 앞으로 베이지색 소파와 둥근 스툴이 놓인 쿠퍼비전 오피스
쿠퍼비전 오피스의 소파 구역이다. 로고가 놓인 원형 오브제 벽 옆으로 유리벽이 이어진다.

공사 전 쿠퍼비전 사무실에도 입구에 로고가 있었습니다. 안쪽 벽에 로고를 붙이고 그 앞에 제품 상자를 쌓아 둔 형태였는데요. 공사 후에는 벽면에 원형 로고를 놓고 아치형 유리로 입구를 구성했습니다. 입구에서 브랜드를 보여 주는 방식이 로고와 제품 진열에서 원형과 아치 같은 공간의 형태로 옮겨 간 것을 두 사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안쪽 벽에 로고가 붙고 앞에 제품 상자가 쌓인 공사 전 쿠퍼비전 사무실의 입구
공사 전 쿠퍼비전 사무실의 입구다. 안쪽 벽에 로고가 붙어 있고 앞에 제품 상자가 쌓여 있다.
벽면에 원형 로고가 놓이고 오른쪽으로 아치형 유리가 이어지는 공사 후 쿠퍼비전 오피스의 입구
공사 후 쿠퍼비전 오피스의 입구다. 벽면에 원형 로고가 놓이고 오른쪽으로 아치형 유리가 이어진다.

'오토스토어(AutoStore)'는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는 노르웨이 기업입니다. 한국지사 오피스의 천장 조형에는 핵심 제품인 물류 트랙의 구조를 옮겼고, 브랜딩 컬러인 레드를 화이트 바탕 위 가구와 천장 구조물에 반복해 적용했습니다. 오피스 안의 큰 액자는 본사가 지정한 것입니다. 본사 가이드를 참고해 색을 변형한 쿠퍼비전과 달리, 오토스토어는 네 곳 가운데 유일하게 브랜딩 컬러를 변형하지 않고 썼습니다.

흰 천장 격자를 따라 붉은 라인이 이어지는 오토스토어 오피스의 천장
오토스토어 오피스의 천장이다. 흰 천장 격자를 따라 붉은 라인이 이어진다.
흰 천장면 위에서 두 줄의 붉은 라인이 십자로 교차하는 클로즈업
오토스토어 오피스 천장의 레드 라인 디테일이다. 흰 면 위에서 두 줄의 라인이 교차한다.

천장과 가구에 쓴 레드는 회의실 바닥의 카펫 띠로도 이어집니다.

레드 카펫 띠가 지나는 회색 카펫 위에 U자형 회의 테이블과 흰 의자가 놓인 방
U자형 회의 테이블이 놓인 방이다. 회색 카펫 위로 레드 카펫 띠가 지난다.

프랑스의 의료기기 기업 '세비아(Sebia)'의 오피스에는 의료 기술의 차분함과 신뢰감을 담았습니다. 색은 쿠퍼비전처럼 본사 가이드를 참고해 변형했고, 회의실 안의 그래픽 시트에는 본사가 지정한 패턴을 썼죠. 회의실 벽면의 검사 용어 타이포는 세비아의 디자인 규정을 따랐습니다.

흰 테이블과 의자, 모니터가 있고 한쪽 벽에 파란 글자로 검사 용어가 채워진 방
세비아 오피스의 회의실이다. 벽 한 면에 검사 관련 용어가 글자로 채워져 있다.

쿠퍼비전의 회의실 그래픽 시트에도 본사 지정 패턴이 쓰였는데요. 이 패턴은 전체 공간을 담백하고 청량한 느낌으로 설계한 뒤에 들어왔습니다. 본사가 쿠퍼비전 로고와 별도로 지정해 둔 그라데이션 컬러 패턴을 공간에 적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죠. 라운지나 입구에 넣으면 어지러운 느낌을 줄 수 있어, 패턴은 회의실 안에 일부만 배치했습니다. 어떤 패턴을 쓸지는 본사가 정했지만, 그 패턴을 어디에 얼마나 둘지는 전체 공간의 인상을 보고 스베가 정한 셈입니다.

브랜드를 공간에 옮긴 사례는 스베의 다른 글에도 있습니다. '무라타' 사옥은 로고의 그리드 구조를 바닥 패턴으로 옮겼고, 그 과정은 무라타 사옥, 기업의 가치를 담아내다에 정리했습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디럭스(Deluxe)'와는 영화관을 콘셉트로 한 오피스에 이어 극장 모티브를 넓힌 두 번째 오피스까지 함께했습니다. 두 프로젝트는 같은 고객이 두 번 지은 극장, 외국계 미디어 기업 디럭스 오피스에서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영업이 중심인 지사는 사무실을 어떻게 쓰게 될까요?

서울·판교 지역 외국계 기업의 임차 비중은 21.9%로, 2019년보다 약 6%p 낮아졌다고 알려져 있죠.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를 인용한 2023년 보도에 따른 2023년 하반기 기준 수치입니다. 같은 보도는 로레알코리아의 자율좌석제 도입과, 이전 후 사무실 면적이 60% 가까이 줄어든 도요타코리아의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스베가 진행한 두 지사도 외근이 잦은 영업직 구성원의 자리는 핫데스크로 두었는데요. 교육 공간을 업무 공간과 떼어 놓은 방식은 두 곳이 서로 달랐습니다.

'씨크(SICK)'는 독일의 산업용 센서 및 자동화 솔루션 기업이고, 한국지사 오피스는 350평 규모의 거점 오피스입니다. 상주 인원은 36명이고, 영업직 구성원을 위한 핫데스크가 16석 있습니다. 공간은 두 개 층에 나뉘어, 한 층은 업무 공간으로, 다른 층은 쇼룸과 교육장으로 씁니다. 임대한 면적에 맞춰 층 단위로 동선을 나눈 것입니다.

업무 공간이 있는 층은 5m 층고를 활용해 다시 위아래로 나눴습니다. 아래에는 자리를 정해 두지 않는 자율형 핫데스크를, 위에는 머무는 시간이 짧은 회의실을 두었죠. 외근이 잦은 영업직의 자리와 짧게 쓰는 회의실처럼 오래 머물지 않는 두 쓰임을 5m 층고 안에 위아래로 겹쳐 둔 셈입니다.

아래쪽에 책상 열이 놓이고 위쪽에 난간이 둘린 층이 이어지는 씨크 오피스의 업무 공간
씨크 오피스의 업무 공간이다. 아래쪽에는 책상 열이 놓이고, 위쪽에는 난간이 둘린 층이 이어진다.
기둥 사이 통로 양쪽으로 책상과 낮은 칸막이가 길게 이어지는 씨크 오피스
씨크 오피스의 책상 열이다. 통로 양쪽으로 같은 높이의 책상과 낮은 칸막이가 이어진다.

교육장은 업무 공간과 다른 층에 있어 일반 업무 동선과 겹치지 않습니다. 60인을 수용하는 대형 교육시설이죠.

정면 벽에 로고가 놓이고 긴 테이블과 의자가 줄지어 놓인 씨크 오피스의 교육장
씨크 오피스의 교육장이다. 정면 벽에 로고가 놓이고 긴 테이블과 의자가 줄지어 있다.

세비아는 상주 인원이 11명이고 영업직 핫데스크가 8석입니다. 의료기기 기업이라 기기의 사용과 정비에 대한 교육이 상시로 열리는데요.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교육 세미나실과 다목적 미팅용 타운홀을 입구 가까이에 두어, 외부인이 업무 공간으로 들어오지 않게 했습니다. 교육 공간의 위치까지 업종의 특성에서 정해졌다는 뜻입니다. 앞서 '기업공간브랜딩'의 범위로 소개한, 기업군에 따라 업무 영역을 나누는 일이 이런 경우죠.

밝은 목재 질감의 계단형 좌석 위에 작은 테이블이 놓이고 천장에 sebia 사인이 걸린 공간
세비아 오피스의 타운홀이다. 밝은 목재 질감의 계단형 좌석이 이어지고 한쪽으로 유리문이 달린 방이 있다.

씨크는 층으로, 세비아는 입구와의 거리로 교육 공간과 업무 공간의 동선을 나눴습니다. 교육과 세미나를 위한 공간을 사무실 안에 따로 두는 사례는 다른 외국계 지사에서도 찾을 수 있죠. Tremco CPG Korea는 2022년 발표에서 새 서울 사무실이 기존의 3배 규모이고, 토론과 시연, 기술 세미나 전용 공간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일하는 방식에 맞춰 공간의 소리와 빛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쿠퍼비전의 콜센터와 세비아의 회의실에서는 소리가 과제였습니다. 쿠퍼비전은 2024년 10월에 1차 공사를 마쳤고, 2025년 10월에 완공한 2차 확장(증평) 공사도 스베가 진행했습니다. 콜센터에서는 2차 완공 기준으로 15명이 일하는데요. 스베가 맡기 전 사무실의 콜센터는 유리벽이라 흡음이 약했고, 직원들의 불편 때문에 흡음을 높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천장과 벽에는 흡음용 아트보드를 설치하고, 책상마다 흡음용 스크린을 달았습니다. 이런 요청이 없더라도 스베는 콜센터를 만들 때 흡음 공사를 기본으로 진행합니다.

세비아는 공사 당시 예산 문제로 회의실 천장의 기존 알루미늄 패널을 그대로 썼습니다. 1년 뒤 회의실과 업무 공간의 방음을 강화하려고 흡음 패널을 덧붙이는 시공을 다시 진행했죠. 예산과 본사 승인, 인테리어사를 정하는 비딩, 공사 일정 같은 외국계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은 외국계 사무실 인테리어 전에 알아야 할 것: 영업소 등기부터 원상복구까지에 정리했습니다.

소리를 살핀 시점은 세 곳이 서로 달랐습니다. 디럭스 두 번째 오피스는 방음 공간이 많이 필요한 회사라서 건물 계약 단계부터 방음을 검토했는데, 오디오·비디오 품질을 확인하는 QC BAY가 그 예입니다. 쿠퍼비전 콜센터는 공사 때 처음부터 흡음을 넣었고, 세비아는 앞서 본 대로 공사 1년 뒤에 보강했습니다. 업무가 소리에 민감할수록 방음을 살피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고, 예산 사정에 따라서는 보강이 뒤로 미뤄지기도 한다는 뜻이죠. 디럭스의 판단 과정은 같은 고객이 두 번 지은 극장, 외국계 미디어 기업 디럭스 오피스에서 다뤘습니다.

벽면이 흡음소재 아트보드로 마감된 방에 흰 테이블과 의자 넷이 놓인 모습
디럭스 두 번째 오피스의 회의실이다. 벽면을 흡음소재인 아트보드로 마감하였다.

쿠퍼비전의 빛 문제도 콜센터처럼 스베가 맡기 전 사무실에서 구성원들이 겪던 불편에서 시작됐습니다. 그 사무실은 모든 창이 블라인드로 막혀 있어 답답한 느낌이 강했는데요. 모니터에 빛이 번지는 것을 막으려고 블라인드를 모두 내려 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업무 시간 중 해가 많이 드는 곳에는 라운지를 두고, 사무 공간의 책상은 창문과 맞닿지 않게 배치해 블라인드를 열고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전체 동선도 이 배치에 맞춰 계획했죠.

창가의 롤블라인드가 내려져 있고 파티션 책상이 이어지는 공사 전 쿠퍼비전 사무실의 업무 구역
공사 전 쿠퍼비전 사무실의 업무 구역이다. 창가의 롤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다.
창가에 테이블과 화분이 놓이고 창으로 빛이 들어오는 공사 후 쿠퍼비전 오피스의 라운지
공사 후 쿠퍼비전 오피스의 라운지다. 창가에 테이블과 화분이 놓이고 창으로 빛이 들어온다.

네 지사의 사무실에 본사가 보낸 것은 브랜드의 요소였고, 좌석과 교육 공간, 소리와 빛은 한국지사가 실제로 하는 일에서 출발했습니다. 외국계 오피스 인테리어를 준비하는 한국지사라면, 스베와 함께 고민해 보세요.


*사진,디자인 제공_스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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